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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SFR 싱글하우스 생활!

번외: 야생과의 싸움

by mrs.park 2023. 5. 24.

3월
눈에 덮여 아무것도 없음. 춥다.

4월
여전히 춥다. 근데 간혹 80도가 넘는 날이 있음.
토끼와 청솔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집을 4월에 사서 뭘 몰랐다.
ㅋㅋㅋㅋㅋ

5월.
로빈이 손 안닿는 높은 거터에 집을 짓고
이름모를 새가 방충망을 쪼아서 찢고
딱따구리가 사이딩을 쪼아대고
토끼가 덱 옆에 굴을 파고
꽃을 심으면 누가 와서 꽃만 똑 꺾어놓는
바야흐로 야생과의 전쟁이 벌어지는 시기...

1) 로빈한테는 졌다.

같은 로빈인지 모르겠지만, 늘 같은 자리에 지어서 이번이 벌써 두번째다...
파워프레셔도 안닿는 높은 처마 밑 거터에 집을 짓기 시작한걸 시작부터 봤는데 두번 쫓아내고 비가 오길래 잠시 쉬는 사이에 고새 집을 완성해서 앉아있다...  
바지런함에 백기 듬 ㅋㅋㅋ
새끼들이랑 사라지면 거터 청소하면서 빈집 치워야지 싶다 ㅠㅠ

 

2) 현재진행형.. 집 밖에서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난다하면 득달같이 달려가봐야한다ㅡ 예쁜 새가 방충망이 다 찢어지도록 쪼고 있네. 안에 유리창도 있는데 그거 찢어서 뭐하게..

이제 창문에 멀쩡한 방충망이 없다...

3) 딱다구리.  아니 옆에 멀쩡한 나무 두고 왜 사이딩을 쪼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증말. 그래도 두세번 쫓아내니 안옴.

4) 토끼... 토끼.... 꽃도 어찌나 야무지게 똑똑 따드시는지... 젤로 밉상이다. -_-+
피터래빗나 동화보면 나무 밑에 굴파는 거같던데?
동네서 만난 녀석들은 펜스 밑으로 슬그머니 기어들어와서 덱 딱 바로 밑에 굴을 판다.
땅굴로 덱 밑에 들어가 사는 거같기도.
내 이쁜 잔디를 파놓고....
파는걸 쫓아내고 벽돌로 막았더니 그 옆에 또 팜.  미침.
신경질나서 신문지로 덱 옆을 다 덮어버림.
아직 3번째 굴을 안팜.. 신문지가 효과가 있는걸까....

 

+ 아니 효과없다. 굴은 막으면 또 파고 또 파고. 백야드에 구멍 7개 생기고 결국 마지막 굴에 새끼도 낳았...

토끼굴.. 요렇게 생김. ㅋㅋ
야무지게 잔디 걷어낸다ㅡ 자기 털과 잔디로 위장술까지 펼침.

사진 보니 또 혈압오름.


5) 라쿤

라쿤은 9월~11월에 온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지붕을 뜯고 애틱에 들어와 새끼를 낳으러...
우리집 지붕이 처참하게 뜯어진 사진도 찍었으나... 생략

매일 와서 어디가 뚫기 쉬운가 조사하는 치밀함,
불꺼진 새벽 3-4시에 슬그머니 와서 지붕을 손톱으로 갉아대는 근성,
새 지붕을 깔고 덫을 설치해도 피해서 현장을 재방문하고, 진행여부를 재판단하는 영리함 (한번에 관리하는 후보지가 너댓군데 된다고 ㅋㅋ)

라쿤 데미지는 보험처리도 가능... 하지만 돈주고 구멍만 막는게 싸다.

최근에 라쿤 못오게 하는 방법을 하나 알았는데 의외로 간단하다.

집에 불을 켜두고 자는 것. 거실이나 방이나..

6) 청설모
덱을 식탁삼아 무슨 열매를 까드시는데... 산더미같은 껍데기 그 자리에 그대로 버리고 감... 아오!

백야드 곳곳에 열매랑 씨를 박아둔다. 잔디엔 제발 숨기지 말라고. ㅠㅠ

거짓말 아니고 정말 우리집에 와서 부엌 유리문을 똑똑 두들기고 두손모아 공손하게 기다리는 청설모 기념샷...  
좀 귀엽지만 문열면 집에 들어올까봐 무섭기도 하고, 한번 주면 쭉 밥셔틀이 된다길래
미안 밥없어 거절했더니
알아듣고 가는가 싶었는데 그 이후로 열매 껍데기 복수를 하는듯도.....

 

7) 다람쥐

집주변에 자주 보인다 생각만 했는데 덱 밑에 집이 있었쿠나... 계단 밑 구멍이 입구였다...

더불어 다람쥐가 새 소리를 낸다는 걸 처음 알았다. -_-

집 바로 앞에서 짹짹 소리가 나서 나가보면 없고, 또 나서 나가보면 없고..

창문으로 밖을 슥 내다보니,

덱에서 기어나와서 mating season에 짝을 부르려고 소리를 내고 있는.

특징이라면 배를 크게 부풀려 짹~ 짹~ 이렇게 단음을 낸다는 것.

겨울잠을 잔다고 하고, 청설모처럼 먹이를 숨겨두지 않고 땅굴을 판다고 하니

덱 밑은 과연 어떤 모습일런지... 허허.....